| 1980년대 후반, 감독이 실제 겪었던 병영 체험을 바탕으로 빚어낸 저 예산의 성장 드라마다. 주인공 낙만은 이발병을 비롯해 사진 찍기, 바둑 두기, 변소 청소, 거기에 헌병 대신 영창근무까지 서는, 만능 6개월 방위다. 영화는 낙만이 병영과 집을 오가며 겪는 다양한 사건들과 사연 많은 가족사, 시대사를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펼쳐 보인다.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오달수가 연기하는 낙만의 아버지다. 전직 사진기자 출신에 고문의 후유증으로 정신 줄을 놓아버린 시대의 희생자! 그는 영화 내러티브의 출발점이요 통과지점이며 종착점이다. 그런 남편을 견뎌내지 못해 낙만의 엄마는 가족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나버렸으며, 그런 집안 사정으로 인해 멀쩡한 스물세 살 낙만이 6시에 칼 퇴근하는, 일명 신의 아들 ‘육방’으로 입대한 것이다. 명조연 오달수를 위시해 김준구, 조지환, 문원주, 정예진 등 낯선 얼굴 • 이름의 명신인배우들의 수준급 연기 앙상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억수탕>의 초심을 추억케 하는 소박한 연출 스타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노스탤지어 등 인상적 덕목들이 한 둘이 아니다. (전찬일) |